[얼굴없는 남자] 미세먼지에 대한 단상
[얼굴없는 남자] 미세먼지에 대한 단상
  • 대경뉴스
  • 승인 2019.03.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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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하늘, 마치 지구 종말이 온 듯하다. 사람들 입엔 마스크가 필수품이고, 코에 끼우는 형태의 제품도 나왔다. 30년쯤 뒤에는 모든 지구인들이 우주인이 사용하는 헬멧(helmet)을 쓰고 다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런데 어떤 장면들을 떠올려 보면, 우리의 이런 반응들이 좀 우습기도 하다.

1. 흡연자들. 나도 한때 하루 2갑을 피우는 heavy smoker 였다. 우리 모두는 담배에 얼마나 많은 독성물질들이 들어 있는지 대충은 안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걱정을 하며 둘러서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면 너무 웃긴다. 초미세먼지인 담배연기를 그렇게 열심히 자발적으로 들어 마시면서 미세먼지 걱정을 하는 꼴이 가소롭기도 하다.

담배연기는 미세먼지 보다 덜 해로운가?

2. 자동차가 지금처럼 많지 않을 때 우리 현실엔 지금보다 더 많은 오염배출 시설들이 있었다.

집집마다 연탄을 땠고, 공장들은 화석연료가 만들어내는 독한 연기를 내뿜었다.

배출가스 환경규제가 거의 없던 시절의 모든 공장들이 그랬다. 거기다 시골에서는 집집마다 나무를 땠다.

날마다 하루 몇 번씩 사람들은 메케한 연기 속에서 군불을 때고 밥을 지었다. 우리 어머니가 그랬고, 내가 그랬다.

산의 나무들을 마구 베서 땔감을 만들었고, 봄이면 논두렁 밭두렁에 불을 질러 연기를 만들어냈다.

그 시절의 공기는 과연 지금보다 더 깨끗했을까?

3. 지금도 고기집이건 어디건 숯불로 굽고, 연탄불로 굽고 해서 식당 안팎은 온통 메케한 연기로 자욱한 곳이 부지기수다.

그런 식당에서 고기 굽고 술 마시며 담배까지 피우던 모습이 불과 얼마 전까지다.

그렇게 미세먼지 걱정한다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경유를 쓰는 SUV 자동차를 사고 대중교통은 외면한다.

아직도 화장실안, 아파트 베란다, 어린이 놀이터에서 수시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허다하다.

그들은 정말 미세먼지 걱정이나 하는 사람들일까? 그럴 자격이나 있는 사람들인가?

높아진 각종 환경규제, 굴뚝산업의 퇴조, 금연 환경, 나무와 숲으로 가득한 산들, 높은 도로포장률 따위로 인해 우리의 대기는 더 좋아져야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게다가 한반도는 3면이 바다가 아닌가.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미세먼지가 대부분 국산이 아닌 외국산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우리보다 자동차가 적은가, 산업시설이 적은가. 그래도 우리보다 대기가 깨끗한 것은, 우리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중국과 몽골 등에서 비롯된다는 명확한 증거다.

중국의 엄청난 화석연료 사용, 가공할 정도의 쓰레기 소각, 몽골의 겨울철 석탄난방 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한반도의 억울한 피해는 해소되기 힘들 것이다. 

우리 내부의 문제에 대한 개선도 중요하지만, 이젠 외부에 대한 국가의 노력, 범지구적 대응이 더욱 절실하다는 사실이다.

오염원 유발국가에 대한 국가간 소송도 불사해야 한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삼림 등 환경파괴도 줄여야 한다.

사고만 없으면 청정에너지 그 자체인, 원자력발전에 대한 인식도 달리 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 담배도 끊고, 자동차 운행도 줄이고, 굽고 태우는 음식문화도 개선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 자체의 환경위해 요소는 과거와 비해 덜했으면 덜하지 더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오염유발국들로부터 공동책임을 요구당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의 생활습관과 환경규제도 더욱 까다롭게 개선되어야 할 필요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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