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남자]이해찬의 국가모독죄 발언에 대한 단상
[얼굴없는 남자]이해찬의 국가모독죄 발언에 대한 단상
  • 대경뉴스
  • 승인 2019.03.14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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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대통령 비판 발언에 발끈하며 꺼낸 말이 하필이면 ‘국가원수모독죄(국가모독죄)’라는 사실은 서글픈 코미디다.

형법은 1996년 전면 수정되기 전까지 딱 두 번만 개정됐다. 첫 번째 개정이 1975년 국가모독죄를 신설한 것이고 다른 한 번은 6월항쟁 뒤인 1988년 국가모독죄를 삭제한 것이다.

군사정권이 만든 대표적인 악법이 국가모독죄였기 때문이다.

국가모독죄는 박정희 정부 때 처음 만들어졌으나 본격 남용되기 시작한 건 ‘88 서울올림픽’에 공을 들이던 전두환 정부 들어서다.

과거처럼 계엄령 등을 발동했다가는 올림픽 유치 자체가 취소될 수 있었다.

동유럽 공산국가의 올림픽 참가를 유도해야 해 국가보안법 카드를 꺼내 들기도 어려웠다.

이에 전두환 정부가 찾아낸 묘수가 국가모독죄였다.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수많은 민주화 인사들이 국가모독죄로 치욕을 겪었다.

현재 같은 당에 있는 우상호 의원도 연세대 총학생회장 시절 국가모독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1983년 첫 국가모독죄 대법원 판결은 유죄취지 파기환송이었는데, 그때 무죄취지 소수의견을 낸 사람이 훗날 신한국당(현 자유한국당) 총재를 지낸 이회창 대법관이라는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마침 광주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에서 전 전 대통령이 5·18 당시 발포 명령을 부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부끄러운 줄 모르고 당당한 것은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는 세력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쯤 되면 민주주의 역사 부정세력이 누구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 대표에 대한 역사의 평가가 어떻게 남을지 궁금하다.

훗날 또 누군가 아이러니를 말하지 않을까.

이 대표는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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